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당권 레이스 마지막까지 ‘대세론’을 통해 선두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이 후보로선 이번 전당대회가 지난 4·15 총선 종로 출마 이후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두번째 시험대다.
이 후보와 또다른 잠재적 대권 주자인 김부겸 후보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듯 했던 당권 레이스는 40대 젊은피인 박주민 후보까지 합세하면서 1위와 2위 간의 격차와 2위와 3위간의 자리 바뀜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석패냐 완패냐에 달린 김부겸의 운명
하지만 2년 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임기 2년 중 7개월 밖에 채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지난 21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내년 3월에 당 대표를 그만둬야 한다. 그것 때문에 임기가 짧음을 지적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당 대표 임기가 7개월로 짧다면 짧은 만큼 불꽃처럼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당대표 임기인 2년 완주를 강조하면서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당권에 도전했다. 김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와는 달리 당원과 대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당대표 선거에서는 표심이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설령 이 후보의 대세론을 꺾지 못하더라도 이른바 ‘아름다운 패배’를 거둬야 그다음 정치적 행보도 수월해질 수 있다.
만약 석패가 아닌 큰 표 차이로 패배한다면 김 후보 입장에서도 차차기 당권 또는 차기 대권 도전 행보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가) 아쉽게 패배해도 박빙의 승부로 선전한다면 대권 잠룡으로서 정치적 기반을 닦는 의미있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당원들은 영남권 잠룡을 이번 전당대회로 잃게 되는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당대회 결과를 내다봤다.
여전히 ‘이낙연 대세론’이 강력한 만큼, 김 후보는 친노·친문 세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지난 9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때도 사전 배포한 원고에 없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최근 검찰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행동에 대해 국민은 그런 행동이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는 경고를 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언더독’ 박주민, 최고 변수이자 흥행요소…깜짝 돌풍 땐 정치권 격변
가장 늦게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지만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박주민 후보는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대표주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친문세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박 후보의 도전은 당 대표 경선의 변수이자 흥행 요소가 됐다.
재선인 박 후보는 정치경력이 4년 반에 불과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이 두텁다. 또 후보 중 유일한 40대(1973년생)라는 점에서 청년층 표심 공략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게다가 박 후보가 당 대표가 아니라 경선에서 2위 정도의 성적만 거둬도 소기의 성과가 아니겠느냐는 당 안팎의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박 후보가 초선이던 2018년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며 친문 권리당원들의 지지기반을 확인했던 만큼, 이번에도 두 ‘양강’ 후보의 지지를 잠식하며 득표력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 점을 두고 무난한 전당대회를 기대했던 이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출마가 대세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 추격전을 펼치는 김 후보 측에서도 박 후보가 경선판을 흔들어 주길 기대하면서도 2위까지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박 후보가 이 후보, 김 후보 가운데 1명을 누르고 2위를 기록하게 되면 당내 뿐 아니라 정치권에 격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여권이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는 손해볼 것이 없는 전당대회”라며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좌중을 휘어잡던 연설이 통한다면 미풍이 아니라 돌풍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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