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북에 ‘휴민트’ 관리 부실 도마…北 정보 입수 소홀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9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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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신변보호담당관 1인당 29명 관리 중
미 전문가들, 탈북민의 정보원 가치 높이 평가

탈북민 김모(24)씨가 군 경계를 뚫고 월북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휴민트(HUMINT·내부 정보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수집 방법)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탈북민은 북한 현지 군사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북 정보원 중 하나다. 탈북민은 정찰 자산 등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북한의 군사 시설 위치 등에 관한 단서를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탈북민 관리는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거주 탈북민은 3만3670명, 이 가운데 경찰의 보호 대상은 2만6547명이다. 전국의 신변보호담당관은 899명 수준이다. 담당관 1인당 평균 29.5명을 맡아야 하는 셈이다.

이번에 월북한 김씨 역시 경찰의 탈북자 관리망에서 사실상 벗어난 상태에서 자취를 감췄다. 성폭행 혐의를 받던 상황이었지만 담당 경찰관은 해당 탈북민이 사라지기 전까지 1개월 간 전화 연락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북한 개성 농장에서 일하다 2017년 귀순해 군사적 측면에서 정보원으로서 가치가 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월북은 우리 정부와 군이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 획득과 관리에 소홀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휴민트로서 탈북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쪽은 우리 정부보다 미국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탈북민이 인권 차원의 보호 대상을 넘어 북한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정책에 반영시키는 존재가 됐다고 평한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미국의소리 방송(VOA)과 인터뷰에서 “탈북민들은 북한의 비밀 핵시설이나 핵 프로그램 관련 활동에 대해 알고 있거나 당국의 핵무기 정책 결정을 청취했을 수 있다”며 “북한에서 나오는 이런 인적 자원은 엄청나게 귀중하고 적극적으로 육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많은 핵 관련 활동과 시설은 탈북민들의 증언이 없으면 실체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군부 통제 하에 있는 이런 시설들이 핵과 미사일, 혹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용인지 아니면 산업용인지 구별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이 방송에서 “고위 관리 출신 탈북민이 귀중한 자문가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대북제재 정책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안다”며 “그가 미국 정부에 북한 정권의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북한 주민이 아니라 김정은에게 타격을 줄 방안을 제시하는 등 엄청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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