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탈북민 김씨의 월북을 차단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군은 남북 접경지역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가 31일 발표한 김씨 월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씨가 강화도 연미정 배수로로 이동하는 장면이 수차례 감시 장비에 찍혔다.
김씨가 월북에 앞서 사전 답사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씨는 월북 수 시간 전인 지난 17일 교동도와 강화도에 있는 해안도로를 둘러봤다. 이 장면은 인근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카메라에 잡혔다.
답사를 마친 김씨는 월북 당일인 18일 오전 2시23분께 연미정에 도착했다. 김씨가 택시를 타고 연미정에 도착하는 장면이 인근 부대 위병소 CCTV에 포착됐다. 경계를 서던 근무자가 이 모습을 확인했지만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확인을 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주민들이 택시를 타고 인근을 이동한다는 이유였다.
배수로를 통과한 김씨가 한강을 건너는 중에도 김씨를 검거할 가능성은 있었다.
합참이 이날 공개한 열영상장비(TOD) 영상 등을 보면 흐릿하긴 하지만 조류를 타고 가는 김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합참 관계자는 “연미정 소초에 있는 TOD가 중점 감시하는 구역은 전방지역”이라며 “그러다보니 월북자를 식별할 가능성은 낮다”고 항변했다.
김씨가 강을 모두 건넌 뒤에도 특이 동향을 감지할 기회는 있었다. 김씨가 뭍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약 2초 동안 비교적 선명하게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이다. 하지만 이 때도 우리 군 감시 인원은 북한 주민으로 추정하고 이를 추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감시 인력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하면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감시병은 사실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감시병들이 잘 포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경연 대회를 여는 등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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