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원피스 논란에 “국회의 권위, 양복으로 세워지는 것 아냐”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5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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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본회의에 원피스 입고 등원
일각서 "때와 장소 가려라" 비판
도 넘은 성희롱성 댓글도 이어져
류호정 "이게 진보 정치인의 역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5일 자신이 원피스를 입고 지난 4일 본회의에 참석한 것이 논란을 빚자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류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관행이나 TPO(시간·장소·상황)가 영원히 한결같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 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너무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데, 국회 내에서도 이런 관행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복장이 아니더라도 50대 중년 남성으로 가득찬 국회가 과연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복장이 단순히 ‘관행’을 넘어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 적합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류 의원에 따르면 이날 복장은 전날 열린 청년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청년다방’ 포럼에 참석할 때 입었던 옷이다. 이 자리에서 단체 공동대표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 복장을 본회의에도 입고 가자“고 얘기가 된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류 의원의 복장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에서 한 시민은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관종이냐“, ”패션쇼하러 다니냐“, ”술집 도우미냐“ 등 도를 넘은 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성희롱성 댓글에 대해 류 의원은 ”제가 원피스를 입어서 듣는 혐오 발언은 아니다. 제가 양복을 입었을 때도 그에 대한 성희롱 댓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원피스로 인해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당 활동 전반에 있어서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 여성 청년에 쏟아지는 혐오발언이 전시됨으로써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류 의원은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국회 등원 복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은 류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유시민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해 ‘빽바지’ 논란이 일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해 유 전 의원은 결국 옷을 갈아입은 뒤 의원 선서를 한 바 있다.

이후 유 전 의원의 ‘빽바지’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국회의 권위를 타파한 상징물로 여겨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의원 사례를 거론하며 ”그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 드레스코드를 옹호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 옛날 수꼴당 지지자들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명시적인 복장 규정은 따로 없다. 다만 국회법 제25조에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유지 규정’이라는 포괄적 조항만 존재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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