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격능력 과시… 대북 경고
미니트맨3, 6개월만에 실전 테스트
핵공중지휘기에서 발사단추 눌러… 공중 발사시스템 훈련 이례적
전략사령관 “北ICBM, 美본토 위협”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총괄하는 미국 전략사령부가 4일 새벽(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ICBM인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니트맨3 시험 발사는 올 2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가능성을 제기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가 나온 다음 날 미국이 미니트맨3의 실전 능력을 테스트한 것은 사실상의 대북 경고로 해석된다.
미 전략사령부에 따르면 3발의 시험용 재진입체(RV·탄두)를 장착한 미니트맨3는 반덴버그 기지의 지하 발사시설(silo·사일로)에서 발사된 뒤 약 7600km를 날아가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레인 해역에 낙하했다. 미니트맨3는 최대 4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탄두 3발을 장착하고, 1만2000km 이상을 비행한 뒤 각기 다른 표적에 동시 핵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험은 지상 기지가 아닌 E-6B 머큐리 핵공중지휘기에 탑승한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SCG) 소속 장병들이 비행 중 상부의 발사 명령에 따라 미니트맨3의 발사 단추를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미 전략사는 설명했다. 미니트맨3의 ‘공중 발사시스템(ALCS)’의 신뢰성과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E-6B 머큐리는 유사시 공중에서 미 대통령 등 국가 지휘부의 명령에 따라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지휘 통제하는 동시에 직접 발사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핵공중지휘기에서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을 실증해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사도 이번 시험 발사를 통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핵 억지력을 시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시험 발사가 세계 어느 지역의 긴장 상황이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핵탄두) 개발을 완료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보고서가 유엔에 제출된 다음 날을 골라서 발사 후 30분 이내 평양에 도달할 수 있는 미니트맨3의 위력을 과시한 것은 다분히 북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군 소식통은 “설령 북한이 핵 소형화를 달성하더라도 미국은 이를 충분히 억지하고 보복할 수 있는 핵 대응력을 갖추고 있으니 도발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니트맨3의 탄두 장착훈련 참관 장면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마셜 빌링즐리 미 대통령 군축담당 특사는 이날에는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기지를 찾아 미니트맨3,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의 SLBM 발사관을 둘러보는 장면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미국의 군과 외교 당국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은 4일 우주·미사일방어 심포지엄에서 “북한은 불법적 핵무기 추구를 계속하고 있고 미사일 체계도 개선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북한의 ICBM 실험은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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