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사이트에도 비난 글
정의당 “복장 문제삼는 현실 유감”
류 “기존 국회이미지 탈피하고 싶어… 긁어 부스럼 만드는게 진보 할 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사진)이 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 차림으로 참석한 것을 두고 때 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국회에 어울리는 복장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의원 복장을 문제 삼는 게 문제”라는 반론도 많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인 류 의원은 4일 본회의장에서 붉은색 계통의 원피스를 입고,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마스크를 썼다.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류 의원은 지난달에는 청바지를 입고 본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류 의원의 원피스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지자 일부 누리꾼은 “국회에 패션쇼 하러 왔나” “커피 타러 왔냐” “소풍 가는 차림이냐”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등 여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본회의장에 술값 받으러 왔냐”라는 노골적인 비하 발언까지 나왔다. 극우 성향 사이트에도 성희롱적 발언들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5일 “상대에게 고압적으로 소리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모습이 되고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 되는 작금의 현실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페이스북에 “반팔 입고 (국회) 회의를 나가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모든 의원이 복장을 지적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민주당은 명실 공히 ‘꼰대당’”이라고 꼬집었다.
류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년 남성, 어두운 색 정장, 넥타이로 상징되는 국회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류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뒤 조문을 거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정의당 내 친여 성향 당원들이 탈당하겠다고 류 의원을 비판한 적도 있다. 류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2014년 대학 재학 시절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 게임 등급을 올렸다는 불공정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이 일었다.
국회에서 복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개혁당 의원이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흰색 면바지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선서를 하려다가 다른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 이사장은 당시 “일하는 곳에서는 일하기 가장 편한 복장(이 필요하다). 문화적으로 너무 옹졸하다. 섭섭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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