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0일 최근 추진하고 있는 남북 간 ‘물물교환’(작은교역)과 관련 한미 간 협의 여부에 대해 불과 30여분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물물교환과 관련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하냐’라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미측이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우리는 작은 교역의 시작과 함께 미측에 여러 차례 설명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로 ‘구체적인 소통 채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어떻게 미 측에 설명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이 끝난 약 30분 만에 이와 관련한 답변을 수정했다. 통일부는 기자들에게 ‘통일부 대변인 브리핑 수정’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기존 답변인 “미 측이 취지에 공감했다는 뜻을 전해왔다”는 답변을 “작은 교역은 현재 검토 단계에 있는 사안으로 한미 간 협의된 바 없다”라고 수정했다.
기존 답변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물물교환에 대해 미측으로부터 공감을 얻었고 어느정도 협의가 끝낸 사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 수정된 답변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실상 완전히 다른 입장을 낸 셈이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혼선이 있었다”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다.
남북 물물교환은 ‘작은 교역’을 추진하겠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취임 첫 일성에 가까운 것으로 정부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지 여부가 주목됐다. 이 상황에서 미국과 관련 협의가 끝났다는 것은 사실상 남북 물물교환 및 작은 교역이 본격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뜻해 상당한 의미가 있는 언급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부가 관련 입장을 번복하며 남북 물물교환의 본격적인 추진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말 남북 민간단체인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남측)과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북측)는 북한 술과 남측의 설탕을 맞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남측은 북한으로부터 개성고려인삼술, 들쭉술 류경소주 등을 들여오기로 했다. 통일부는 구체적으로 이 물품들에 대한 반·출입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 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남북 간 교류사업에 관한 대북제재 문제를 논의하는 ‘한미워킹그룹’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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