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방조한 野” 한데 묶는 與… “유치한 공세 그만” 선긋는 野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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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광훈 목사-집회 두고 공방
“野, 극우에 의지하면 심판 직면”… 全목사 비난여론 통합당과 연결
통합당 “집회 마이크도 안 잡았다”… ‘방역 차원서 부적절 집회’ 못박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을 놓고 정치권은 18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를 둘러싼 프레임 싸움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반여(反與) 집회에 참여한 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전 목사를 미래통합당과 한데 묶어 ‘방역 책임론’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중도 확장’을 강조해온 통합당은 전 목사와의 선 긋기로 받아치면서, 막 시작된 결산국회에서의 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 목사가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은 국기 문란의 심각한 범죄이며 법적, 도덕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을 겨냥해 “당원들을 대상으로 집회 참석 금지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해당 집회에 참석했던 통합당 소속 홍문표 의원 등을 지목하며 “명백히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병도 의원은 “당 안팎 극우세력에 의지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 지도부의 관여가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참석 금지를 하지 않았다”며 다소 억지스러운 책임론을 펼치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야 간 지지율이 역전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국난극복’ 프레임으로 총선 때 효과를 본 민주당이 전 목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통합당과 연결시켜 정국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것.

이 때문에 통합당은 전 목사와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전 목사와 통합당의 연결고리를 끊는 데 주력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 목사는) 스스로 방역 준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니까 그건 그대로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걸 정치적으로 자기네들이 유리하게 이용해 볼까 해서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유치한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집회를) 주최한 것도 아니고,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고, 마이크도 잡지 않았는데, 여당이 억지로 엮으려고 공세를 한다”며 “방역 차원에서 그런 집회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비판하기 위해 나온 그 목소리를 희석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무슨 물귀신 작전도 아니고 왜 통합당을 들먹이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통합당으로선 전 목사 관련 공방이 당 쇄신 작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시절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전 목사 주도 집회에 직접 참석하면서 “극우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은혜 대변인이 공식 논평을 내고 “전 목사는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고,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 “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광화문 집회에 들렀던 홍 의원은 즉각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다. 홍 의원은 검사 전 문진 과정에서 검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류돼 되돌아왔다.

통합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책임 돌리기, 친일 청산 공세 등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걸 보면 여권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 거의 다 끝났으니까 여행 가라, 외식도 가라’고 장려해 놓고서, (최근 재확산세에 대해) 광화문 집회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우열 dnsp@donga.com·최혜령 기자
#여당#야당#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집회#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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