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사진)이 뉴질랜드 주재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외교관 A 씨의 동성 성추행 의혹에 대해 “우리는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해서) 그랬다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송 의원은 19일 라디오에서 A 씨의 뉴질랜드 총영사관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있는 (주한) 뉴질랜드 대사도 남성, 자기 부인이 남성으로 같이 동반해서 근무하고 있다. 저도 만나봤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또 “(피해자는) 40대 초반에 180cm로 덩치가 저만 한 남성 직원이며 A 씨와 친한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직접 항의한 것과, A 씨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는 “‘오버’라고 본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황규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끄러운 가해자 중심주의”라며 “막무가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정부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고, 정의당 조해민 대변인도 “송 의원의 무지한 그 말 자체가 ‘오버’라는 걸 정녕 모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외교관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 뉴질랜드와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응을 안일하게 한 외교부를 질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오버’ 발언과 관련해서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은 외교관을 다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뉴질랜드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전 조율되지 않은 요구를 하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외교 프로토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역대 정상 간 통화에서 성추문이 언급된 것은 지난달 28일 한-뉴질랜드 정상 통화가 처음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은 성추행”이라며 “한 외교관의 성추행 추문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외교부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송 의원의 인식은 더 충격”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