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의 국정운영 방식이 ‘위임통치’ 형태로 진행된다는 평가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위임통치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해 “김여정의 당 내 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이 변화가 김정은 위원장의 자체 통제력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겸직하고 있는 복수의 주요 직책을 물려주지 않았고 다른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3년 간 북한의 주요 지도부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김여정을 포함한 인사들의 위상 강화는 김 위원장의 권력 이양이 아닌 그가 신임하는 세력들이 당 내부에서 떠오르고 있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여동생인 김여정은 다른 어떤 이들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 “당 주요 직책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선 기준 역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에 따라 발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이 최근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않은 것에 대해 “우선 올해 한반도 상황이 2019년이나 2018년과는 다르다. 지난해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체면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동을 취했다”면서 “지난해 여름 미사일 발사 등이 셈법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압박과 한 달 가까이 홍수 피해, 태풍 등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훈련이 실시됐다”면서 “한미 당국이 조정된 형태로 훈련을 실시해 언론 노출을 최소화한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유엔군사령부를 족보가 없는 조직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그런 평가는 매우 잘못됐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남북대화가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통과 등을 가능하도록 한 유엔사 역할 없이는 대부분 실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유엔사 족보는 그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의 정통성도 유엔의 인정에 따라 확립됐다. 유엔이 창설한 조직을 부정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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