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가 집단 휴진 지속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 휴진사태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등 대화의 여지를 좀 더 열어놓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대전협 등 의료계가 집단 휴진 입장을 철회하고 복귀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간 의료계의 집단휴진 사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의료계의 집단파업 사태에 대해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27일 개최한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선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전장에서 군인이 이탈한 것’, ‘소방관이 화재 앞에서 파업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정부로서는 한편으로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렇게 정부가 가지고 있는 선택지가 크게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에도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며 비슷한 기조였지만, 그 수위는 확실히 낮아졌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가 의사협회 등에 여러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던 것을 언급,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 내의 협의기구 등을 통해 모두가 공감대를 표명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해 환자들을 돌보고,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그간 대전협 등이 정부와 국회, 의료계 원로들의 ‘합의 담보’에도 이를 신뢰하지 못하고 파업 지속 결정을 내린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공언을 하면서 대전협 등의 복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료계측에 출구전략을 열어준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 언급이 나온 이후 정부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해 국가고시 대거 불참을 예고한 의료계와 강대강 충돌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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