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어린이 1인당 빚 1억시대…아이들 볼 낯이 없다”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9월 3일 16시 39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0~14세 어린이의 1인당 국가채무는 1억3331만 원이라는 한국납세자연맹의 발표를 언급하며 “태어나서 한 일이라곤 우유 먹고 학교 다닌 일밖에 없는 아이들이 억대 빚쟁이가 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드디어 나라 빚 1000조 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는 2020년 1억3331만 원으로, 2001년(1236만 원)보다 무려 10.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국가채무 증가와 함께 어린이 인구가 2001년 985만 명에서 2020년 630만 명으로 355만 명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2001년 257만 원에서 2020년 1621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안 대표는 “한국납세자연맹은 (어린이) 1인당 빚 1억 시대가 열릴 것으로 추산했다”며 “이 아이들이 자라나서 버는 돈을 세금으로 다 뜯기면 삶의 의욕이 생기겠느냐. 아이들 볼 낯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부모가 빚을 얻어 펑펑 쓰다가 죽고 나서 빚을 아이들에게 떠넘기면, 그런 부모를 ‘패륜 부모’라고 한다”며 “정부가 빚을 내서 모든 생색은 다 내고 빚은 미래 세대가 갚게 한다면, 그 정부는 ‘패륜 정부’”라고 비판했다.

또 안 대표는 “증세는 국민의 고통이자 부담”이라며 “그렇다면 채무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고, 채무를 증가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제대로 성과를 보여야 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 그런데 이 정부에서 제대로 낸 성과가 단 한 가지라도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빚내서 재정을 만들었으면, 그 돈은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위해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써야 빚내는 정당성이 있다”며 “미래세대가 골병 드는 엄청난 빚을 내어 또 다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인기 영합적 발언이 나온다면, 이 정권의 나라 살림살이는 오직 선거만을 노리는 ‘방탕’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100번 줘도 괜찮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런) 무책임한 발언에 청와대와 여당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꿀 먹은 벙어리 모습”이라며 “갚을 길 없는 채무 증가는 재앙이고, 그런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것이 고작 엄청난 빚과 특권과 반칙의 나라여선 안 된다”며 “부디 청와대와 정부 모두, 역사에 중죄를 짓는 공범이 되지 않길 바란다. 정부 여당에서는 책임 있는 재정운용의 전략과 계획을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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