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여론에 왜곡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견됐다.”(허익범 특별검사)
“‘드루킹’이 자신과 조직의 이해관계를 위해 나를 악용했다.”(김경수 경남도지사)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11월 6일 열겠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3월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허 특검은 3일 결심공판의 최후진술을 통해 “김 지사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불법적인 여론조작 행위에 관여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과정은 명확히 드러났다”며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댓글 순위 조작을 지시하고 일본 대사 등 공직에 인사 청탁을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김 지사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반면 김 지사는 드루킹(인터넷 닉네임) 김동원(51·수감 중)이 댓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누구보다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며 “(대선 전후로) 많은 만남을 가졌는데 이를 일일이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항변했다. 김 지사는 또 “특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이 목표인지 ‘김경수 유죄 만들기’가 목표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인 함 부장판사는 1시간가량 직접 김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함 부장판사가 “(드루킹과) 그렇게 자주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의 만남을 벗어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묻자 김 지사는 “지지자들이 찾아오면 물리칠 수 없다. 정치하게 되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이어 “(드루킹과) 오고 간 디지털 자료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도 꽤 많다”고 하자 김 지사는 “그때로 돌아가서 드루킹이 찾아오면 관계를 차단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나는 별로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올 1월 예정됐었다. 하지만 전임 재판부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것은 증명됐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선고를 연기하고, 변론을 재개했다. 이후 새로 부임한 재판부는 킹크랩 시연 여부 등 사건 전체를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특검은 전자 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시연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김 지사가 이를 보지는 못했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지만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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