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4색 협치 넥타이’ 매고 “윈윈윈 정치”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2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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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9.7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9.7 © News1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각각의 정당을 상징하는 ‘4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윈윈윈(win)의 정치를 하자”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당 대표 선출 때도 착용했던 넥타이로 이 대표의 협치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며 “국민과 여야에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를 시작하자”며 “국민의 연대와 협력이, 윈-윈-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이 대표는 ‘윈-윈-윈’을 발음할 때만큼은 한 글자 한 글자에 힘을 주어 말했다.

● “윈윈윈 정치” 강조한 이낙연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입니다.”

이 대표는 이날 정치인의 공식 연설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아프리카 말을 언급했다. 그는 “‘우분투’의 정신으로 우리는 K방역을 성취했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고, IMF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겨냈다”며 “그런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지금의 국난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잇따른 여권의 ‘편가르기’ 논란을 의식해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또 행복·포용·창업·평화·공헌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5대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포용국가와 관련해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을 조속히 확충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는 것들이다. 이 대표는 벤처붐, 한국형 뉴딜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을 완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라는 측면도 고려됐겠지만, 핵심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해 현 정부의 여러 정책 과제들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포석도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과의 ‘정책협치’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싸움을 넘어 정책경쟁과 협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정책협치를 통해 정무협치로 확대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정 정례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4.15 총선 공통공약을 21대 국회에서 공동입법하자고 제안했다.

당정청이 발표한 코로나 긴급지원에 대해서는 선별지원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난의 고통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며 “고통을 더 크게 겪으시는 국민을 먼저 도와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목욕탕, PC방, 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모두 정부의 ‘코로나 긴급지원’ 수혜 대상이다.

● “방역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 있어”

이 대표는 코로나19 등 산적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원칙에 대한 타협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방역을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며 개천절 집회를 열려는 일부 극우 세력을 향해 “법에 따라 응징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저희 당 소속 공직자의 잘못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께 거듭 사과드린다”며 “각종 성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을 향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개혁 입법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내가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자기부정이 된다”고 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수처법이 통과된 만큼 하루 빨리 공수처 출범에 협조하라는 요구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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