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먹튀 아니라면 나랏빚 갚을 계획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국회 연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아래)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아래)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병가 의혹을 정조준하며 국회에 공정 사법특별위원회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40여 분의 연설 동안 부동산, 재정, 외교, 공공의료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59년 만에 한 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 대해 “먹튀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 빚을 갚을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공정과 정의 짓밟고 변명 늘어놔”

주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회의실 문재인 대통령 뒤편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라는 문구가 보인다. 그것을 본 국민들은 ‘정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조소하고 있다”며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자리한 추 장관을 향해 “행태가 기가 막힌다.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아무도 자기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고대 로마법 이래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세금 폭탄’과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 가진 서민을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주택 거래를 허가제로 하겠다는 위헌적 발상까지 등장했다”며 “집 가진 이들에게는 세금폭탄을 퍼붓고, 힘으로 일방 통과시킨 전월세 3법은 도리어 ‘모두가 월세 사는 세상’을 현실화한다”고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추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추 장관은 주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 “DJ·MB 정부도 나라 곳간 헐지 않아”

주 원내대표는 재정 건전성 문제에 대해선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 냈다. 그러나 두 정부는 나라 곳간을 함부로 헐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한국과 터키만 외면하고 있는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실패한 일자리 정책을 재포장한 ‘뉴’ 없는 ‘뉴딜’, ‘올드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경제개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 창업 붐을 불러일으켰다”며 “문재인 정부는 배워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료파업 사태에 대해 “의료진마저 편 가르고 의료현장에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정부여당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여·야·의·정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적정 수준의 의료 인력 양성과 최적의 의료 전달 체계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윈-윈-윈의 정치’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참으로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여당은 늘 말로는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대통령께서는 민주당 대표 시절 ‘재·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며 “말씀에 책임지시고, 약속이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주호영#국민의힘#국회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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