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에 “부디 집회를 미루고 이웃과 국민과 함께해주시기를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온국민이 일치 단결해 코로나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무너져내리고 마느냐를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개천절에 또다시 대규모 거리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라며 “1919년 스페인독감으로 13만 동포가 사망하고 온나라가 패닉인 와중에도 애국심 하나로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운동 나선 선조님들이 생각돼 가슴이 뭉클하고, 정치에 몸담는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조차 느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의 뇌리에 너무 깊숙하게 각인된 정부의 반칙과 국정 파탄의 기억은 지워도 지워질 리 없다”며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의 과오는 그리 쉽게 도망칠 수 없다”며 “추석 연휴와 개천절에는 꼭 정부의 방역준칙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이 개천절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집회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지난 8·15 광복절 집회 학습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 보수단체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당은 책임론에 휩싸였다.
당시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는 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당 차원에서는 광복절 집회와 거리를 뒀지만, 개별 의원들 참석을 금지하지 않았다. 일부 당 관계자가 집회에 참석한 것이 알려지자 정부와 여당의 비판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먼저 생각해 주셔야 한다”며 개천절 집회 취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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