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협치’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문 대통령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수회담 추진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이 대표의 메시지는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편하게 (김 위원장을) 만나라는 것”이라며 “이제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진들 내부회의에서도 여야 대표 회동 논의를 지켜본 뒤 여야 대표 초청 회담 혹은 영수회담을 추진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우분투’ 정신을 강조하며 협치를 강조한 데 이어 9일과 10일 연이틀 ‘1대 1 회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이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야당과 협치가 절실하다고 보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이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간 단독회동도 좋겠다는 뜻을 표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여야 대표 간 회동 또는 일대일 회담이어도 좋습니다만, 추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튿날(10일)에는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과 단독 영수회담을 해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자를 불러주셨으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위원장님과 두분이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1대 1 영수회담은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시대’의 정치적 유산으로 여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반면 야당 대표는 대통령과 대등한 관계라는 점을 부각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여야정 대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지난달 ‘문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Δ구체적 의제가 있어야 한다 Δ단독 영수회담이어야 한다 Δ결과물을 내는 자리여야 한다 등 조건을 내걸었다.
청와대는 이에 “형식과 내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협의해 바로 착수를 했으면 한다”며 단독회담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와 같은 입장은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문 대통령도 9일 민주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하게 됐다”고 밝혔고, 이 대표의 의사도 거듭 확인한 만큼 단독회담도 마다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문 대통령은 재임 중 야당 대표와 단독 영수회담을 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18년 4월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단독 영수회담을 열고 정상회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도 여권과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정례회의를 월 1회 열기로 합의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 피해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추석 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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