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관련 기사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 기사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포털 사이트 ‘다음’ 메인에 걸려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이낙연 기사 홀대’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은 반대였던 것이다.
11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카카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대표가 각각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지난 7일과 8일 이 대표의 메인 뉴스 기사가 한 건 더 많았고 노출 시간도 한 시간 이상 더 길었다.
박 의원실 측은 “7일 메인 뉴스에 걸린 이 대표의 기사는 3건, 주 원내대표의 기사는 2건”이라며 “시간을 기준으로 봐도 이 대표는 각 기사당 노출 시간을 더해 10시간14분, 주 원내대표는 9시간으로 이 대표가 더 길다”고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된다”는 보좌관의 문자메시지에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 달라.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답을 하는 장면이 취재진에 의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윤 의원은 사건 당일 ‘양당 대표의 연설 기사가 메인 페이지에 공정하게 노출되지 않았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 “의원들이 이 사안을 정치 사안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 이낙연 대표가 ‘엄중한 경고’가 있고 난 뒤 “제가 의문을 갖고 묻고자 했던 것은 뉴스 편집 알고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었다. 비록 보좌진과의 대화라 해도 엄밀한 자세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이 드루킹 사건에 버금간다며 ‘드루와 포털 게이트’로 규정하고 포털 장악 대책특위를 구성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찾아 윤 의원을 과방위에서 다른 상임위로 옮겨달라며 사보임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윤 의원이 과방위원으로서 언론과 방송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공정과 청렴의 의무를 저버리고 지위를 남용했다”고 밝혔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