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횡령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은 연일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윤 의원의 기소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민주당은 15일 오후 ‘윤 의원의 당직 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의원은) 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때문에 민주당 비례대표로 추천됐는데 정작 그 활동 과정에서 불법이 많았으니 비례대표로 추천될 명분이나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며 “조속히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이 되기 전의 일이지만 기소가 돼 의원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윤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선 “결단해서 의원직을 사퇴시키든지 제명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 기소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광온 사무총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윤 의원의 당직을 정지한다. 추후 조치에 대해서는 16일 최고위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당 을지로위원회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윤 의원에 대한 당의 조치나 입장 표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후 늦게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 기소와 관련해 당의 공식 입장이 곧 나올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기해 새롭게 도입한 윤리감찰단이 구성되는데 그것과 연결지어서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헌을 개정하고 윤리감찰단 출범을 예고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당 소속 인사들의 성추행 의혹이 이어지자 당 소속 공직자의 윤리, 도덕 문제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만 검찰의 기소에 대해 “검찰이 덧씌운 혐의가 소명될 때까지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고 일체의 당원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윤 의원은 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여성가족부의 정의연 보조금 지원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윤 의원의 기소로 파렴치한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며 “여성가족부는 결산 심사 때 보조금 집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으나 검찰 수사 결과 보조금 부정 수령과 횡령이 드러났다”고 했다.
민주당은 “감사 주장은 억지”라며 이에 반대했다.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관례적으로 볼 때도 감사원에서 감사를 한 다음 검사에게 넘기는 게 현실”이라며 “재판을 통해서 밝혀져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하반기에 정의연에 지급될 보조금을 엄격하게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하반기 사업에 대해서는 더 엄밀하게 검토하겠다”며 “보조금 집행 중에 위반이 있을 경우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상반기는 회계사를 통해 사업에 대한 검증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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