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4일 진료-19일 병가는 잘못”… 정경두 “그렇다” 답변했다 번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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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특혜의혹]‘秋아들 논란’ 국회 대정부질문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 사진)이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답변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정 
장관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 당시 특혜 휴가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김동주 zoo@donga.com·양회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 사진)이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답변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정 장관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 당시 특혜 휴가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김동주 zoo@donga.com·양회성 기자
“한 장병은 4일 치 치료 서류밖에 없어서 2주 병가 중 10일은 병가 대신 연가에서 차감이 됐다. 서 일병(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과 차이가 없는데 차별이 맞느냐?”(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사례로 든) 그 친구처럼 하는 게 맞는 절차로 알고 있다.”(정경두 국방부 장관)

1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 당시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 장관이 이같이 말하자 장내가 잠시 술렁였다. 서 씨가 2017년 6월 4일간 진료를 받기 위해 19일간 병가를 낸 것이 절차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한 것. 하 의원은 “제보 청년이 타당하고 서 씨가 잘못됐다는 것이 맞느냐”고 재차 질의했고, 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하 의원은 자세를 고쳐 잡고 “솔직한 답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1시간 10분 뒤 발언을 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흡사 시험 치듯 주고받는 과정에서 취지를 제대로 설명 못 한 게 있는 것 같다”며 정 장관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정 장관은 “하 의원 질의에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서 씨 휴가에 문제가 없다는) 국방부의 기존 입장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규정상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다는 뜻이다.

○ ‘지휘관 판단 잘못’이라는 국방장관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정 장관은 이날 “행정 처리는 상당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서 씨의 경우 휴가 연장에 문제가 없고, 특혜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 장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전화를 통한 병가 연장’에 대해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하 의원은 서 씨와 동시에 군 생활을 한 사람이 의원실에 한 제보라며 정 장관에게 “한 장병이 서 일병 부상보다 큰 십자인대 파열로 병가를 연장하려 했지만 일단 ‘부대로 복귀하라’고 지시받은 사례가 있다. (서 씨와) 명백한 차별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때 지휘관이 세심하게 배려를 했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정상 병가 연장을 전화로 해도 되는데 지휘관이 판단을 잘못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현역 시절 구두로 휴가를 연장한 경우가 있느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저한테 요청을 해서 타당한 사유가 되면 휴가 행정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휴가 절차는 구두 승인이 아닌 휴가증이 있어야 영외로 나갈 수 있다”고 하자 정 장관은 “타당한 말씀”이라며 “구두로 승인을 했더라도 반드시 휴가 명령서를 하달해야 한다. (서 씨 사례는) 그런 걸 내야 하는데 안 냈기 때문에 행정적 착오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 여당 의원들, 정경두 장관 적극 엄호

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질의에 “기본적인 1차 병가, 2차 병가 신청 기록, 연가를 썼던 기록이 남아있다”는 점을 거듭해 강조했다. 여기에서 기록은 서 씨와 부대 간부 사이의 면담일지와 부대운영일지다. 이를 토대로 정 장관은 “지휘관이 잘 판단해서 승인했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이 점을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면담일지는 프로세스 중 하나일 뿐, 부대 밖을 나가려면 휴가증이 필요하다. 면담일지만 있으면 휴가증이 필요 없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면담일지에 (병가) 근거가 있는데 아니라고 하면 수용할 수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 씨와 유사한 케이스가 많다”며 “한국군지원단에 최근 (서 씨와 같은) 휴가 연장 사례가 35건 있었고, 2회 이상 연장도 5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건수들이 서 씨처럼 △부대 전화를 통한 휴가 연장 △병원 치료 4일만으로 병가 19일 △요양심사를 받지 않은 병가 등 세 가지를 충족하는 사례냐는 질의에는 “확인해보겠다”며 즉답을 하지 못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정 장관을 적극 엄호하면서 추 장관 아들 사건만 질의하는 야당 의원들을 질타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일련의 과정들이 상식에서 벗어난 게 있나. 서 씨 휴가가 규정 위반이나 특혜인가”라고 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은 “(군 장병) 부모가 전화나 카카오톡, 밴드 등 여러 가지로 (군 지휘관과) 소통하며, 병사들이 아프거나 하면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외래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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