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7일 자신의 장녀가 과거 운영했던 서울 이태원 소재 양식당에서 기자간담회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사용,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딸 가게라고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장녀가 음식점을 차리며 청년 창업에 나섰지만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 등을 감당해야 했다면서 “이 실패는 너의 실패가 아니고 너는 최선을 다했다고 격려차 (식당에 갔던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추 장관의 장녀 A씨가 운영하는 양식당에서 250여만원을 사용,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 질의하자, 추 장관은 “때로는 (장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기자들과 민생 얘기도 하며 아이 격려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말인 일요일에 여의도가 아닌 이태원까지 가서 기자간담회를 한다는 것이 정상적이냐는 지적에는 “일요일에도 기자랑 담소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추 장관은 최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뿐 아니라 가족에 일감을 몰아주고 매출을 올려주는 공정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하자, 청년 창업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추 장관은 “제 딸 아이가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청년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해 모은 돈으로 창업을 했으나 높은 권리금과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아이 혼자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문을 닫았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갑자기 청년 창업의 고충을 말하자 의원석에서는 고성과 아유가 터져나왔다.
추 장관은 작심한 듯 “제가 아이에게 이 실패는 너의 실패가 아니고 (식당이) 잘못돼도 너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의 장녀는 2014년 10월 서울 이태원에 수제 미트볼 등 미국 가정식을 판매하는 양식당을 열어 운영했다. 이 식당은 케이블 방송의 인기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추 장관은 김상희 국회 부의장에게 1~2분이라도 더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뒤 발언기회를 받고선 “제가 (식당에서) 기자들에게 민생 얘기를 했다”면서 “치솟는 임대료와 권리금으로 청년의 미래가 암울하니 그 당시 우리 사회의 ‘지대’가 걸림돌이 된다고 봐 지대 개혁을 해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치자금법을 위반하거나 이런 일은 없었고, 그때 아이가 느꼈을 좌절을 보고 정치하는 공인인 엄마로서 지대 개혁을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추 장관은 “그래서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국무위원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아픈 기억을 소환해준 의원님 질의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비꼬았다.
최 의원은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추 장관의 뒷모습을 향해 “앞으로는 정치자금 말고 개인 돈으로 써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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