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야당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몇 달 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느냐. 저는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요즘 자식 문제로 마음 고생이 클 거다. 하지만 전국의 많은 부모들이 장관님과 여당의 억지 궤변에 더욱 억울한 심정으로 보는 걸 아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당직병사 A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가 사태의 발단”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추 장관은 “야당에서 공익제보자라고 하는데 공익제보 요건을 갖추려면 공익에 부합하는 제보여야 한다”며 “공익제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나 의원도 검증을 거쳐야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의혹에 자꾸 의혹을 붙여서 눈덩이처럼 커져왔는데 억지와 궤변은 제기한 쪽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이 “앞서 (군 부대) 민원실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누차 말했다. 앞서 한 번이 아니고 지금까지 저는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을 질의할 때마다 누차 말했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이 또 다시 “추 장관이나 (장관의) 남편이 (부대에) 전화 안 한 것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어떤 책임을 지느냐. 의원님은 억지와 궤변에 대해 나중에 책임질 거냐. 책임이라는 용어는 그럴 때 쓰는 게 아니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 장내 소란이 일자 김상희 부의장은 “대정부질문이 원활히 진행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동료 의원들께서 노력해주시고, 질문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국무위원께서도 성의껏 서로 존중해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김 부의장의 중재에도 두 사람은 추 장관 아들 문제로 계속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이 입대 몇 달 전 축구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아들은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고 저런 사진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고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의원님께서는 제 아들이 그 며칠의 휴가를 더 받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취지로 질문을 하시는 거냐”며 “책임지실 수 있느냐. 의혹제기를 국정 단상에서 말씀하셔서 국민을 오해하게 하는데 대해서 의원님께서는 어떤 책임을 지실 수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이 “지난 주말 아드님도 검찰에 소환됐고, 국방부 압수수색도 있었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수사보고를 받지 않아서 모르는데 의원님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추 장관의 검찰 소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갔지만 추 장관은 “그게 바로 정쟁이고 정치공세다. 무슨 혐의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고, 수사 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것을 노려서 몇 달간 끌고 온 게 아니냐”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공정이 목표이고 공정과 정의가 국민이 바라는 바”라며 “그런데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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