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내외 등장… 비서실장에 주의
“균발위 소통특위 8개월째 회의 ‘0’… 자문위 수장에 월600만원 부당지급”
2년만에 靑 정기감사… 12건 적발, ‘원전 갈등’ 속 감사결과 놓고 시끌
감사원이 청와대가 올해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직접 출연한 어린이날 기념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했다며 대통령비서실에 주의를 줬다. 또 347명의 특별위원을 위촉하고도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산하 국민소통특별위원회(소통특위)에 대해선 “행정력만 소모됐다”며 폐지를 권고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원전 1호기 감사 등을 두고 청와대 및 여당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감사원이 청와대 대상 감사 범위를 대통령 직속 자문위로 넓히는 등 폭넓은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감사원은 6월 8∼26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및 4개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 기관 정기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12건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감사원은 청와대가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면서 사후 계약을 맺은 데 대해 “계약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4월 24일 계약용역을 발주한 뒤 같은 달 30일에 견적서를 받았다. 5월 2∼4일 사이에 영상을 납품받고 4일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청와대는 6월 1일 용역 대금 5000만 원을 업체에 지급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계약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대통령비서실에 주의를 줬다. 청와대는 올해 5월 5일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가상 청와대를 만들어 문 대통령 내외가 등장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감사원은 또 경호처 소속 직원 4명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신고 없이 외부 강연을 나가 45만∼60만 원을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주의를 줬다.
이와 함께 균형발전위가 지역 현안을 수렴하기 위해 2018년 소통특위를 설치한 후 1기(2018년 1월∼2019년 1월) 활동 기간에 두 차례 일정 회의만 열고 아무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2기는 347명의 특별위원을 위촉하고도 올 6월까지 회의조차 열지 않았다. 또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수장들은 법령상 비상근직인데도 매달 600여만 원의 월급을 자문료 형식으로 지급해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위는 이용섭, 이목희 전 위원장에게 각각 5500여만 원과 1억4000여만 원을 지급했고 경사노위는 문성현 위원장에게 총 2억1700여만 원을 지급했다.
한편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또 다른 청와대 행사 용역 3건과 관련해 감사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청와대에 대한 정기감사를 실시한 것은 2년 만으로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 자문위 감사에 나선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안을 수용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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