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당내 분위기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관련 의혹 이전(Before)과 이후(After)로 국민의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여당과 싸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의원들이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총선 참패에 대한)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점차 자신감도 회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SNS 단체 대화방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이 제기될 때마다 “잘했다” “자랑스럽다”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들이 올라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 1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의 휴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초선의원의 동영상이었다.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의원의 발언을 다른 초선의원이 편집해 올리자 다른 의원들도 자신의 SNS에 공유하겠다며 앞 다퉈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분위기도 한껏 고무된 모양새다. 한 중진 의원은 “야당 시절인 17대 국회 당시 여당이 추진했던 법안들을 저지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보다 지금이 단합이 잘 되는 것 같다”고 평가할 정도다. 그는 또 “사실 의원들 사이에선 경쟁심이 있는데 21대 국회 초선 의원들은 다른 의원들을 칭찬하는데 인색하지가 않다”며 “전우애까지 생기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싸우는 전투 의지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이런 변화에는 그동안 여당에게 쌓였던 불만 등으로 인해 전투력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의원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법안들도 단독 처리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 수준까지 쌓인 상태에서 추 장관 건이 터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 결과 21대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을 하는 자리인데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장관에 대해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질문들을 쏟아내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상황이 야당 의원들의 지속적인 전투력 상승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원은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의정 활동과 관련해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싸우는 요령이 생긴 것이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투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속도 조절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부모는 자식을 감싸주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추 장관 아들의 의혹과 관련해 자극적인 말을 했다가 자칫 여당에게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똘똘 뭉치는 효과가 나오는 측면에선 추 장관이 쌩큐(Thank you·고맙다)라는 말들이 적지 않지만, 이런 때 실언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게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