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응급상황에 처한 분들을 구할 심폐소생술이 돼야 한다”며 신속한 집행을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초기 4분 대응이 심장이 멈춘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것처럼 이번 추경도 속도가 관건이다. 국민들이 신속하게 지원받도록 관계부처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임시국무회의에서는 전날(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4차 추경 배정계획을 의결했다. 4차 추경 총액은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제출한 원안 7조8000억원에서 약 300억원을 감액했다. 특히 원안은 통신요금 지원을 당초 13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으나, 여야 합의를 통해 지원대상이 16~34세, 65세 이상으로 조정됐다. 삭감된 예산은 5206억원이다.
대신 해당 재원 중 2073억원을 활용해 중학생(13~15세)을 대상으로 비대면 학습지원금(15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던 인플루엔자(독감) 무상 예방접종 예산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15억원이 반영됐으며, 추경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장한 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도 1839억원이 편성됐다.
정 총리는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해주신 국회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국민들께서 기꺼이 방역에 동참해주신 덕분에 코로나 확산세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손님 발길이 끊긴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절박하다. 폐업할 여력도 없다고 호소한다”며 “힘겹게 고용을 유지해온 기업과 소득이 급감한 노동자, 실낱같은 희망의 취업가능성을 놓지 않은 구직자와 근근이 버텨온 저소득층도 한계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총리는 “이번 추경은 응급상황에 처한 이분들을 구할 심폐소생술이 돼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국민들께 언제, 얼마만큼 지원받을 수 있는지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절차는 최대한 줄여달라”고 지시했다.
또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겠지만 현장에서 발생한 애로사항은 신속히 해소해서 불편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사각지대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추경에 도움받지 못하는 분도 계시다”며 “관계부처는 추경 외 정부가 마련한 다른 지원 대책도 적극적으로 알려서 필요한 분들이 제때 혜택을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빚내서 어렵게 마련한 추경이다.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기에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추석을 보내고 재기의 디딤돌을 놓도록 정부는 전력을 다하겠다. 지금의 위기를 함께 견디고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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