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국민 사살]
軍 “구명조끼 입고 부유물에 의지… 발견 당시 북측에 월북의사 밝혀”
형 “빚 2000만원 때문에 자식 버리나… 국민생명 못지킨 軍, 책임전가” 주장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를 군은 월북으로 판단했다. 이 씨의 유족은 “사명감이 강하던 공무원을 군이 월북자로 몰고 간다”며 반발했다.
군은 “이 씨가 22일 오후 3시 반경 북한군과 접촉할 당시 구명조끼를 입은 채 소형 부유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며 “첩보를 통해 22일 오후 4시 40분경 북한군에 이 씨가 표류 경위를 설명하고 월북 의사를 피력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24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근거가 있다. (보안 때문에) 답변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첩보는 북한군 통신을 감청한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어업지도선(무궁화 10호) 내 이 씨의 동선 등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장은 24일 “선박 폐쇄회로(CC)TV 2대를 확인한 결과 작동을 하지 않아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개인수첩과 지갑 등을 확인한 결과 유서 등이 나오진 않았다고 했다.
이 씨의 큰형(55)은 24일 오후 경기 안산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군이 이 나라 국민인 동생의 생명을 지켜주지도 못해 놓고 책임을 떠넘긴다”고 성토했다. 그는 “군이 자신들의 근무태만과 실수를 덮기 위해 동생을 몰아가는 것”이라며 “조만간 국방부에도 공식 항의하겠다”고 분노했다.
동생이 빚 때문에 월북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약하다고 항변했다. 형 이 씨는 “동생이 동료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월급 통장을 압류당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몇억 원도 아니고 2000만 원 때문에 어머니와 자식을 버리고 월북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큰형에 따르면 5남 2녀 중 넷째인 동생 이 씨는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살가운 사이였다고 한다. 마지막 통화는 19일 오후 9시경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위치가 어딘지 등 평소 하던 얘길 나눴는데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며 “병을 앓고 계신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봐 아직 소식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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