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다. 북미대화의 가교 역할을 해온 스웨덴과 통일 30주년을 맞은 독일을 방문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 의장은 26일부터 내달 3일까지 6박8일 간 스웨덴과 독일을 공식 방문한다고 국회는 밝혔다.
이번 순방은 스웨덴 국회의장의 공식 초청으로 성사됐다. 양국이 수교를 시작한 1959년 이후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스웨덴을 공식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29일까지 스웨덴을 방문하는 박 의장은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을 예방한 뒤 스테판 뢰벤 총리와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국회의장과 연이어 만나 한-스웨덴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 스웨덴 방문 기간 동안 켄트 해쉬테트 한반도 특사, 요아킴 베뤼스트룀 주북한 스웨덴 대사와 만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북한 내 서방국 대사관이 업무를 중단했지만 스웨덴은 비교적 늦게 북한 주재 대사를 철수시킨 만큼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화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켄트 해쉬테트 한반도 특사는 우리나라 외교당국과도 주기적으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박 의장은 지난 7월 스웨덴에 꾸려진 K-스타트업 센터도 찾아 디지털 헬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스타트업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박 의장은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는 통일 30주년을 맞은 독일을 방문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독일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5년 만이며, 독일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을 모두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장은 베를린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면담한 뒤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 디트마르 보이트케 상원의장을 만나 양국 의회 간 협력 강화 방안과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협의한다.
박 의장은 독일에 머무는 동안 통일 30주년 기념 주간행사를 하는 독일 측에 축하 메시지도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박 의장은 이번 순방 동안 스웨덴과 독일 정부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도 당부할 방침이다.
WTO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유 본부장은 8명의 후보 중 5명을 추리는 1차 라운드를 통과했으며 지지 교섭 활동 차원에서 27일부터 10월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회는 “이번 방문은 박 의장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유럽에서 모범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스웨덴, 독일과 우선적으로 의회 차원의 대면 외교를 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조응천 의원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김병관 국회의장 디지털혁신자문관, 이용수 정책수석비서관, 한민수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등이 함께한다.
애초 박 의장은 체코를 방문해 신규원전 추진 등 에너지 분야 교류도 계획했지만 체코 측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방문 연기를 공식 요청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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