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격사건 여전히 미궁인데…국회는 말싸움 ‘공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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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7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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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낙연 대표에게 북한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2020.9.24 © News1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낙연 대표에게 북한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2020.9.24 © News1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통지문이 발표된 이후 사실관계는 더욱 미궁에 빠졌지만 여야는 공방만 벌일 뿐 국회 차원의 대응은 표류하고 있다.

여당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여전히 정부 발표와 북측 주장 사이에 사실관계가 달라 의문이 남아있는 데 대한 진상규명을 강조하며 ‘남북 공동조사’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장외시위에 나서며 정부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2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른바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지문을 보내 사과했지만 여전히 정부 발표와 북측 주장 사이에 사실관계가 달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북한이 공무원을 사살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밝혔지만 다음날 북한은 지난 25일 통지문에서 “불태운 건 시신이 아니라 부유물이었다”고 밝히며 화장 여부에 의문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피살된 공무원 A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를 놓고도 남북의 설명은 엇갈렸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오히려 북측은 A씨를 ‘침입자’로 규정하며, 월북 의사 표명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같은 의문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해상 실종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으로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북측이 신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시신 화장 여부 등에서 남북의 기존 발표는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사건에 대한 남북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은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에 대해선 한발 뺀 모습이다.

민주당은 야당보다 먼저 대북규탄결의안을 제안했었지만, 국민의힘이 긴급현안질의까지 요구하자 이마저도 난색을 표했다.

특히 여당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긴급현안질의 요구에는 강한 비판에 나섰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3년 우리 국민이 월북 시도 중 초병 사격으로 사망했을 때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은 당시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며 “이처럼 남북관계는 대단히 미묘하고 상호적”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서 약속한 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열고, 그 결과로 남북공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며 “보수 야당은 냉전수구적 의식을 되살리려 애를 쓰는데, 무책임한 언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대정부질문이 어려워지자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게다가 여당이 제안한 ‘남북 공동조사’에도 국민의힘은 별다른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도 국방부가 피살된 공무원의 월북을 단정한 점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군은 왜 처음부터 북한군의 총구 앞에서도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당당히 밝혔던 우리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몰아가려 했는가. 확정적 단서는 무엇인가”라며 “군사기밀’을 빌미로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공개하라”고 말했다.

‘1인 시위’ 현장에서 모습을 보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북한의 공무원 총격 사망사건에 대한 사과 이후 여권의 대응과 관련, “감격한 사람들처럼 행동을 취하는 자체를 이해하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긴급현안질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데 대해서도 “애초 함께 (북한을) 규탄하기로 합의했다가 사과 전문이 오고 태도를 바꿨기 때문에 그 과정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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