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국민 사살]
영해침범 트집잡아 긴장고조 우려
南에 책임전가… 국면전환 노릴수도
우리 군과 해경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의 시신 수색 과정에서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는 북한의 경고가 무력시위나 도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수법으로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의 사과를 담은 통지문에도 한국이 자꾸 시비를 건다고 북한이 판단할 경우 모종의 군사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서해 NLL 근처에 여러 척의 경비정을 내려보내는 상황이 예상된다. 경비정들이 우리 측 수색 선박에 대해 ‘자국 수역’을 침범했다고 경고방송을 하는 한편 NLL에 바짝 붙어서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남측이 퇴각 지시를 거부했다면서 NLL을 침범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등산곶이나 인근 도서에 배치된 해안포를 NLL 인근으로 쏘는 고강도 도발도 우려된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NLL 일대에 설정된 완충수역에선 포 사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서해 NLL에서 불과 10여 km 떨어진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사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합의를 주도한 김 위원장이 보란 듯이 합의를 깨는 무력시위를 주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남측의 ‘자국 영해’ 침범을 트집 삼아 또다시 NLL 일대에 포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 측 수색 활동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아군의 맞대응을 유도해 NLL 일대의 긴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 씨 사살 및 시신 훼손 사건을 희석시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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