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3시부터 4시 반까지 청와대에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해양수산부 산하 어업지도원 이모 씨(47) 피살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북한에 거듭 요청했다. 북한군이 이 씨를 사살한 뒤 113시간 20분 만에, 이 씨 사살 보고를 받은 지 102시간 30분 만에 문 대통령이 첫 관련 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의 신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서 차장은 이어 “남과 북이 파악한 사건의 경위와 사실관계에 차이점이 있으므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청한다”며 “남과 북이 각각 발표한 조사 결과에 구애되지 않고 열린 자세로 사실관계를 함께 밝혀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조사를 위한) 소통과 협의, 정보 교환을 위해 군사통신선의 복구와 재가동을 요청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앞서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에 (이미) 사건의 전말을 조사 통보했다”고 밝힌 만큼 이미 우리의 공동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우리 군의 수색 작전을 비판한 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이틀 전 사과 대목을 긍정 평가한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북측 지도자의 한마디 사과를 하늘처럼 떠받들고 우리 국민의 피눈물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긍정적’이라는 말을 썼다. 태어나서 ‘긍정적’이라는 말을 이토록 슬프게 바라본 적이 있나 싶다. 절망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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