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사살됐는데…종전·관광 논의 시점 아냐"
與 "법안소위에서 논의" 野 "안건조정위원회로"
야당 의원 8인 요청으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이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야당 의원들은 어업지도선 공무원이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이 벌어진 와중에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한 개별관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우리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도 저질렀다”며 “이렇게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생명을 잃고 있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개별관광을 하자는 이런 것(결의안)을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은 도대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자 처벌, 또 남북 공동조사에 의한 진상규명과 공식적인 사과 이런 것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절대 (종전선언·개별관광) 결의안들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같은 당 조태용 의원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그리고 북한 개별관광 촉구 결의안은 우리 국민에 대한 북한의 만행에 비추어볼 때 좀 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두 결의안은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두 결의안은 숙려기간이 충족됐기 때문에 오늘 상정이 됐는데, 야당 의원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안건조정위원회에 올리는 것보다는 법안소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낫다”고 맞섰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2018년 가을 겨울에 종전선언 (논의를) 우리가 했다가 결국 무산됐다. 만약 그때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면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결의안 처리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의 반대는 확고했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숙려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종전·관광 결의안) 상정됐지만 지금 북한의 상태를 봐서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은 낸다거나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자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상정은 됐지만 위원회에서 이것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살해당한 상황에서 종전선언과 개별관광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와 제대로 된 사과, 재발 방지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또한 “북한군에 의해 우리 국민이 살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 결의안이 그대로 상정돼 법안소위로 넘어간다면 북한에 어떤 시그널을 주겠는가”라며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통지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대북규탄결의안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위원들이 이 부분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해줘야 한다. 대승적으로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야당 의원의 요청으로 이 두 결의안은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위원장은 “(두 결의안은) 국회법 57조 1항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이 두 안건은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요건은 됐다. 야당 위원 8인의 서면 요청이 들어왔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여야는 이 시점에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으나 야당은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여당은 법안심사소위에서 이 문제의 전말이 밝혀지면 그 상황을 감안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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