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사건 엿새만에 첫 입장 표명
“北 지도자 바로 사과, 사상 처음… 대화 살려 남북관계 진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 피살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풀어 나가는 데에서부터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협력의 물꼬를 터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한 것은 22일 피살 사건 발생 엿새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신속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거론하며 “남북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북한 만행에 대한 규탄 없이 김 위원장의 사과를 ‘각별한 의미’ ‘매우 이례적’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평가한 게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이 이날 “비극이 반복되는 대립의 역사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23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선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등이 발의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 등이 자동 상정됐다가 야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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