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대북규탄결의안을 놓고 29일 장외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시신 소각 부분을 제외하자고 해 무산됐다고 여당 탓으로 돌렸고,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책임과 처벌을 분명히 했다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참 민주당 너무 뻔뻔하다”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북한의 미안하다는 무슨 문건을 이유로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된 규탄결의문을 대폭 고치자는 것”이라며 “그것을 고치고 나면 규탄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시신을 태웠다는 부분을 제외할 것을 요구한 이유로 “북한에서 시신을 불태우지 않고 부유물만 불태웠다고 하니까 그 부분을 빼자고 주장한 것”이라며 “시신을 불태웠다는 것은 우리 국방부가 특별 정보인 SI에 의해서 시신을 불태웠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국방부 보고가) ‘몸에다가 연유를 바르고’라고 연유라는 게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라고 하는 모양”이라고 비공개 보고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시신을 소각했다고 하는데, 북한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거다”라며 “민주당의 속내는 대북규탄결의안을 채택할 생각은 없으면서 책임은 뒤집어쓰기 싫으니까 우리가 했다고 넘긴다”고 비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이 들고나온 규탄결의안이라고 하는 내용이 너무나 터무니없는 맹탕 같은 이야기”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방위에서 통과시킨 결의안 내용에도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등의 북한의 반인륜적 만행’이라고 규탄을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어제 민주당에서 제안했던 안에는 그런 내용이 싹 다 빠져버렸다”고 주장했다.
대신 ‘북한의 총격에 의해서 사망했다’고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게 무슨 규탄결의안이냐”면서 “그냥 면피용으로 아예 규탄결의안조차도 안 한다고 하면 이상하니 국민들에게 뭐라도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냥 결의안을 위한 결의안을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은 “김 의원이 민주당과 정의당이 국민의힘에게 전달한 규탄결의안을 잘 안 읽고 온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원내수석은 이어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북한의 우리 어업 지도원에 대한 총격 살해에 대해서 분명히 지적을 했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자 처벌도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며 민주당에서 제안한 규탄결의안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안을 줬고, 국민의당의 안이 있으면 만나서 협의, 조정해서 이건 넣고 빼자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규탄결의안을 반대해버린 것”이라며 “(야당이) 결의안을 채택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거다”고 반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우리 국민의 안타까운 사망사건을 이용해서 상식에 벗어난 과도한 정쟁으로 갈등과 분열 부추기고 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 해야 할 일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위해 힘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내 남북공동조사와 재발방지 위한 특위도 설치했고 돌아가신 분이 피격당한 경위와 북한 시신 훼손 여부를 밝혀낼 것”이라며 “야당도 소모 정쟁 멈추고 국민 생명안전 위한 국회 역할 함께 찾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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