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北, 한국 통하지 않고 미국과 관계개선 어렵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일 15시 16분


독일 공식방문…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쇼이블레 하원의장 면담
박 의장 "통독 30주년 독일 경험 배우겠다"…남북 신뢰 중요성도 강조
박 의장·쇼이블레 하원의장 "자유무역·다자주의 필요" 공감

유럽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1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보다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통하지 않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독 통일자문위원회 설치에 감사를 표하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체제 전환 제안과 의장의 남북국회회담 제안에 침묵하고 있지만 비난도 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문제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역사문제와 경제의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역사를 대하는 데 있어서 독일과 일본은 차이가 있다”며 “실체적 진실을 인정하고 개선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일본은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박 의장은 “한국과 독일이 코로나19 공동대응을 위해 양국 대통령 영부인이 통화하고 차관급 정부합동회의를 여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절제할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한국은 방역강국이라고 소개했다.

박 의장은 유대인대학살 추모비를 방문한 후 독일 연방의회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과도 공식 면담을 갖고 독일 연방의회를 시찰했다.

박 의장은 면담에서 “쇼이블레 의장님께서는 통일을 기획하고 결과적으로 서명까지 하신 분인데 통독 30주년을 맞게 됐다”며 “한국에서도 독일 통일의 미래를 배우자라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한반도 분단과 우리 분단은 냉전의 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남북의 상호 교류, 국민 간 왕래를 추진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의장이 “문 대통령이 최근 정전에서 종전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의하고, 나도 국회의장으로서 조건 없는 국회회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아무 반응이 없다”며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과 가장 밀접한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자,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그런 원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쇼이블레 하원의장이 “다자주의 체제를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자, 박 의장은 ”우리나라도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가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공감했다.

박 의장은 쇼이블레 하원의장에게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3’와 쇼이블레 하원의장이 내무장관 시절 독일의 통일 과정을 기술한저서의 한국어 번역판인 ‘나는 어떻게 통일을 흥정했나(Der Vertrag. Wie ich ueber die deutsche Einheit verhandelte. DVA, Stuttgart 1991)’를 선물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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