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집회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지지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4352주년 개천절 경축식 축사에서 “방역 앞에 작은 균열은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하는 통로라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 지역과 계층, 세대와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 하나되는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우리가 열어가야 할 새로운 역사의 지향으로 ‘국민통합’을 꼽으며 “화합으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반대로, 화합이 깨지면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진다”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그러한 일을 겪었다. 두 번은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거듭 정부의 방역조치를 따라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코로나19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통큰 협치를 통해 분열의 불씨를 잠재우고 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돼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경축식에 참석한 대구지역 코로나19 방역현장에 자원해 환자를 돌봐준 정한솔 간호사 등 의인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추석 연휴에도 코로나 방역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방역 관계자와 의료진 등을 격려한 뒤 “이분들이야말로 재세이화의 깨우침으로 홍익인간의 사명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거론, “많은 영세기업과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닫힌 문은 국민의 생계이자 목숨”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한 번 닫힌 문은 혼자선 다시 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힘이 되겠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위기를 막아내는 방파제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사태에 성공적 방역을 한 것을 언급,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수많은 생명을 잃었지만, 대한민국은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삶을 지켜왔다”며 “세계가 경탄하고 세계를 압도하는 이 힘은 모두 국민이 만들어 낸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역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혐오가 아닌 관심을, 배타가 아닌 배려를, 오해가 아닌 이해를, 차별이 아닌 인정을, 미움이 아닌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새로운 일상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 이것이야말로 선조들이 땀과 눈물 그리고 피와 목숨으로 지켜 낸 대한민국의 얼을 가슴에 되새기고 전승하는 개천절의 참뜻”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다른 역사 지향으로 ‘선도국가’를 언급,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 전반의 근원적 변화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도약과 웅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포용사회’와 관련, ”더 이상 ‘성장과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소외와 차별에 눈을 감아서도, 공정과 개혁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단 한 명의 국민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포용사회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겨울을 이겨내지 못한 새싹은 꽃을 피우지도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며 ”지금 코로나19라는 긴 겨울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딛고 역사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 ”제4352주년 개천절을 맞아, 백범 선생이 실현하지 못했던 미완의 꿈,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 이제 우리가 실천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겨레가 품었던 원대한 꿈이 실현되는 새로운 개천의 역사를 향해 나아가자“며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국가’,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포용사회’,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통합’의 기치는 바로 그 꿈을 실현하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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