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에…강경화 남편 요트 사러 美여행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0월 4일 00시 04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 보도와 개인 블로그에 따르면, 이 명예교수는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권을 발급받는 등 출국 절차를 밟았다.

취재진과 마주친 그는 여행 목적을 묻자 “자유여행”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느냐고 묻는 질문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고 태연하게 답했다. 이 명예교수의 여행 목적은 요트 구입이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요트 구입하기 위한 과정과 미국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글로 적었다.

이 명예교수가 구매하려고 하는 요트는 ‘캔터 51 파일럿하우스’(Kanter 51 Pilothouse)다. 이 요트는 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25만9000달러(약 3억 300만 원)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KBS는 감가상각을 고려해도 이 명예교수가 구입하려면 최소 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명예교수가 궁극적인 목적지는 미국 뉴욕주.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가장 확산된 지역이다.

이 명예교수는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취재진은 강 장관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도 물었다. 그러자 이 명예교수는 “서로 어른이니까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 부인이 공직자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물음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다. 제가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결국 이 명예교수는 강 장관이 있는 외교부의 ‘주의보’를 어기고 미국여행을 택한 셈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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