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남측 공무원 피격 사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 묵직한 외교현안이 잇따라 발생한 상황에서 남북이 평화를 약속한 ‘10·4 남북정상선언’이 13주년을 맞았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10·4 선언 13주년을 맞아 대북 특별한 대북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았다. 아울러 준비된 기념 행사도 없다.
10·4 남북정상선언은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발표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말한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남을 ‘대적 사업’으로 규정한 두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두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했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남북관계는 지난 달 22일 발생한 민간인 피격 사건으로 다시 변곡점을 맞았다.
민간인 피격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담은 ‘통지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피해자의 월북 정황, 시신 훼손 여부 등은 의문점이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을 향한 국내 여론은 아직 냉랭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의 반전을 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남북공동조사, 남북 군 통신선 등을 제안했다.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남북 모두 조용한 분위기에서 10·4 선언이 13주년을 치르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김 위위원장이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문 전문’을 보내기도 했디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로 자가 격리, 백악관 기능 마비 등의 우려 때문에 북미 대화가 늦어지는 동시에 남북 대화의 진전도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한편 북한은 최근 태풍·수해 복구 등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수해복구 상황을 현지지도 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들을 통해 지난 2일 공개됐다. 북한은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수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며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매체도 10·4 공동선언과 관련한 별다른 논평을 하지는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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