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배우자 美여행에 “송구…귀국 요청은 어려워”

남편 이일병 전 교수, 요트 구입 위해 미국行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불요불급 출국 논란
"설명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배우자의 미국 출국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일부 실국장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하던 중에 “국민들께서 해외 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전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요트 구입과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긴요한 목적이 아닌 여행을 이유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지를 묻는 질문에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 간 거여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여행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상의도 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남편을 설득했는데 해외여행을 가셨냐’고 되묻자 “이런 상황에 대해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것이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강 장관은 배우자의 부적절한 출국 논란이 불거진 지 24시간도 안 돼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정부가 고향 방문과 성묘 자제를 요청한 상황인 데다 해외 여행 경보를 책임지는 주무장관의 가족이 무리한 여행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