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 사건 이어 조성길 망명…靑, 남북관계 파장 촉각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7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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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확인해 줄 수 없다"…NCND 기조 유지

청와대는 7일 조성길 전 주(駐)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한국 거주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을 자제하면서도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피격 사건에 이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민감한 사안이 잇따라 불거지자 공개 대응을 자제하며 우선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했던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국내로 입국해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정보위 야당 간사가 공개적으로 확인하면서 정치권 이슈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 정보당국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는 있지만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임기 만료를 앞둔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아내와 함께 잠적하면서 한국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2011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 대사급 외교관의 망명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2년 전인 2016년 당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 의원이 한국으로 망명하기는 했지만 조 전 대사대리의 경우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1997년 망명한 황장엽 대남비서 이후 북한 최고위급의 한국행이라는 평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역시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NCND·Neither Confirm Nor Deny)’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 저녁 언론보도 이후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관련 지침을 관계 부처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여론과 북한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피는 분위기다. 북한 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한 야당의 공세로 국내 여론이 안 좋은 상황 속에 민감한 문제가 불거지자 향후 파장의 확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모든 부처에 이러한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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