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9일 자정부터 10일 오전 2,3시경까지 실시한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새로운 ICBM을 공개한 것은 2017년 11월 화성-15형(ICBM) 발사 이후 이후 3년 만이다.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화성-15형과 화성-14형(ICBM급)을 공개한 이후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 TV는 열병식이 끝난지 19시간 뒤인 1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신형 IC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장비와 병력이 동원된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타격 신종무기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화성-14·15형에 이어 신형 ICBM 3,4기가 맨 마지막에 11축(양쪽 바퀴 합쳐서 22개)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화성-15형이 탑재되는 9축짜리 TEL보다 길이와 직경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화성-15형(약 22m)보다 길이는 2~3m 이상 길고, 직경도 3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현재까지 개발한 ICBM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사거리와 탄두 중량이 대폭 확장된 초대형 액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화성-15형의 사거리(1만 3000km)를 능가해 최대 1만 5000km 이상으로 미 본토 어디든 타격할수 있는 능력을 갖춰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핵탄두 탑재 중량도 800kg~최대 1t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탄두 ICBM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의 몸체가 커지고 탄두 부분도 확장된 만큼 최소 2,3기 이상의 핵탄두를 싣고 여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핵타격할수 있는 기종일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다탄두 ICBM을 개발했다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타격할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극성-4A는 북극성-3형(사거리 2000km)보다 몸집이 두터워 사거리가 늘고, 다탄두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10일)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동원된 가운데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한 것은 2018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 이후 2년 여만이다. 앞서 정보당국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열병식 준비 현장에서 화성-15형이 실리는 9축(양쪽 바퀴 합쳐서18개)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이 보다 더 큰 규모의 TEL에 신형 ICBM이 실린 정황을 포착하고 동향을 주시해왔다. 이동과 함께 자체 발사 기능을 갖춘 TEL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는 TEL로 ICBM을 옮기더라도 별도의 발사대로 옮겨서 쏴야 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신형 ICBM 등을 동원해 미국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미 대선(11월 3일)를 한달도 남겨주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수위 조절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과 그해 9월 정권수립일에 있었던 최근 두 차례 열병식도 모두 녹화 중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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