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복당 재촉 안 했다…이 대표 임기 내 타진할 듯"
전재수·정청래 등 반대…당원 게시판 "복당 불허" 봇물
과거 탈당 앙금…이 대표와 당에 도움도 안 된다 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대철 전 의원이 최근 만남을 갖고 대선 정국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교동계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 여당 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지난주 이 대표와 만나 복당과 인재영입, 대선캠프 조직 구성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복당을 재촉하진 않았다. 금방 복당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 대표의 임기 내에는 (복당 타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들어가겠다는 사람을 안 들여보내줄리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에게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자기 주장도 철저히 하고 당 내에 새로운 인재 영입도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확실한 대선 후보가 되려면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 요청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계보인 동교동계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시절 문재인 대표와의 갈등 끝에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 창당을 지원했다.
2018년 국민의당 분당 후 민주평화당에 합류했으나 대안신당으로 분당할 당시 어느쪽에도 합류하지 않았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복당을 타진했으나 실제 절차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내 반대 및 지지자들 반발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정 전 의원과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지난 4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과 함께 복당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당 내에서 이들의 복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끌던 문재인 대표을 향해 ‘친노 패권’이라고 거세게 비난하며 집단 탈당한 데 대한 앙금이 가시지 않은데다, 이들 ‘올드 보이’의 귀환이 당에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은 적대행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은 흔쾌히 문제삼지 않겠습니만, 이쯤되면 잊혀졌으면 잊혀진대로 사는 법을 배우셔야할 듯하다”며 “그동안 쏟아냈던 가혹하고도 참담한 그 많은 말들을 어찌 감당하시렵니까”라고 복당 반대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동교동계를 겨냥해 “심각한 해당행위자, 이적행위자들이다. 지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치낭인”이라며 “한번 배신한 자 또 배신하지 말라는 법이 없고 이분들이 복당해서 얻는 이득이 없고 오히려 구태정치 당내 분란만 일으킬 것이 명약관화하다. 난 반댈세”라고 했다.
이 대표가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만큼 DJ의 상징성을 가진 동교동계 인사들을 아주 외면할 수도 없지만, 이들의 복당을 추진할 경우 친문 지지자들 반발로 오히려 대선 후보 지지율을 깎아먹을 수 있어 현재까지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자칫하면 당 내 계파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동교동계 복당 불허”, “다시 입당하면 이번엔 정말 탈당할 것”, “대선 때까지 민주당을 공격하고 대통령을 위협한 자들이 복귀한다면 대표 및 최고위원들의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선 정국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친노·친문계의 거부감이 커 당 지지자들과 내부로부터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분들이 당으로 돌아와 공천을 달라고 할 것도 아니고, 복당 의사가 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당 내 전반적인 여론 수렴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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