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편소설 쓰려고 했구나” 野 “강심장에 뻔뻔”…秋아들 의혹 격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2일 21시 20분


“9개월 전말을 생각하면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이건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구나.”(추미애 법무부 장관)

“소설이 장편소설이 됐다?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갖고 뻔뻔한 얼굴을 갖고 있습니까.”(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는 추 장관의 아들 서모 씨 군 휴가 의혹 질의와 관련해 또다시 고성이 오가며 두 차례 감사중지 등의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추 장관이 국회에서 9월 한달간 27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고, 추 장관은 “야당이 27번이나 윽박질렀다”고 맞받으며 서로 날선 말을 쏟아냈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추 장관 아들 불기소건에 대해 대검찰청이 발표를 미루려 했다는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추 장관에게 “유감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상당히 어처구니없고 정말 이건 장편소설 쓰려고 했구나”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또 소설…”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추 장관은 7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윤 의원을 향해 “소설 쓰시네”라고 발언했고, ‘국회 무시’ 비판이 이어지자 이후 사과한 바 있다.

이를 들은 윤 의원은 본인의 질의 순서에서 “장관이 끝까지 우기고 있다. 잘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소설 쓰는 사람들이냐”고 추 장관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과 추 장관은 계속된 질의에서 서로가 서로를 향해 “참 대단한 양반이다” “의원님도 대단하시다”라고 비꼬는 등 고성을 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어떻게 피감기관장이 저렇게 대답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그럼 피감기관장은 굽신굽신해야 하느냐”며 “감사위원이 호통만 쳐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받을 수 없다”고 추 장관을 사실상 옹호하고 나섰다.

소란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국감은 국회와 정부 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기본인데 (이날 국감은) 추미애 방탄 국감”이라며 “추 장관이 국회만 나타나면 시끄러워진다”고 말했다. 반면 추 장관은 김 의원에게 “당직사병의 (의혹 제기에) 검증을 거치지 않은 귀책도 있다”며 “위원님은 사과라는 단어가 없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이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 수사에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 군 휴가와 관련해 장교 연락처를 준 정황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선 추 장관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지난 국회 대정부질문 때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카카오톡을 보면 추 장관과 보좌관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며 “카카오톡에 그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휴대전화가 포렌식돼 나와서 알게 된 것일 뿐.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나도 (내) 보좌관과 통화한 거 기억 못 한다. 3년 전 통화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거들었다. 장제원 의원은 “질의 방해”라며 항의했고, 다른 여야 의원들도 가세하며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이 있는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검찰총장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은 “보고를 받기로는 서울중앙지검이 사안 수사에 대해 (대검찰청에) 보고했다”며 ‘수사 뭉개기’가 아니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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