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동교동계 복당에 직접 선그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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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밖에서 도와주시리라 믿어”
친문세력 거센 반발 의식한듯

“동교동계 원로들은 더불어민주당 밖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DJ) 측근들인 동교동계의 복당에 대해 직접 쐐기를 박았다. 2000년 DJ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가 동교동계의 복당에 공개적으로 불가 의사를 밝힌 것은 차기 대선 구도를 둘러싼 당내 역학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2015년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탈당한 인사들의 복귀를 조심스럽게 검토했다. 7일 박광온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한 이유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당 핵심이었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동교동계 복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움직임이 알려지자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들끓었다. 한 친문 인사는 “2015년 분당 과정에서 동교동계는 문 대통령에게 정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했다. 이 대표의 측근이자 친문 진영에 속한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복당에 대한 자가발전을 멈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때문에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의 거센 반발을 결국 이 대표도 이겨내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및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친문 진영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동교동계의 지역 기반인 호남이 이미 이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대표는 “도와주시리라 믿는다”며 동교동계에 대한 손길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DJ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을 제명한 상황에서 DJ의 가신 그룹들과도 완전히 척을 지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낙연#동교동계 복당#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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