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보좌진들에 '원내대표 요청사항' 문자 돌아
민주당 "맹탕국감 해법이 정쟁 지시라니…충격"
국민의힘 "우린 무관해…보좌진 언행 유의하라"
국민의힘 내부에서 국회 국정감사 질의 때 문재인 정부 실정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하고, 정책 질의는 밤으로 미루라는 ‘원내대표 요청사항’ 문자메시지가 돌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여야 간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일부 의원 보좌진 사이에선 ‘원내대표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가 공유됐다.
해당 문자에는 ▲국감 질의는 ‘문정권 실정 비판’에 집중 ▲우수국감 선정기준도 ‘문정권 실정 비판’을 가장 우선 순위로 할 것 ▲이슈에 대해 팀웍, 팀플레이로 질의하고 한 이슈를 집중적으로 끈질기게 질의해 의혹을 규명할 것 ▲정책질의는 가능하면 오전, 오후보다는 심야에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보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그럴 리가 없다”며 “원내대표는 소수 야당으로서 국감에 시간적 제한이 있으니 협업을 강조하면서 앞 질문자 (질의가) 마무리가 안 되면 뒷 질문자가 받아서 마무리하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도를 접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문자를 야당의 ‘정쟁국감 지령’으로 규정하며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언론에 보도된 국민의힘의 정쟁국감 지시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책 질의는 되도록 심야에 하고 문재인 정부 실정 비판에 집중하라는 지시 내용이 충격적”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수석은 “지도부는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지만 과방위 소속 의원실에 전달된 요청서가 언론에 보도됐고, 실제로 (야당은) 어제 국감장을 정쟁장으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초반에 맹탕 국감이라는 언론의 비판에 대한 해법이 정쟁국감이라니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어떻게든 진흙탕 싸움을 만들어 정쟁국감으로 관심을 받으려는 궁여지책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법무부장관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고, 정무위원회에서는 옵티머스 의혹 부풀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 역시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 도중 기사에 실린 문자 내용을 낭독한 뒤 “정부 비판을 우수국감 최우선 순위로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야당이 정책적 기능을 보여 주면서 여러 민생을 챙기고 정책적으로 토론하는 국감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고 힐난했다.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기기 위해 정정당당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을 깎아내림으로 이기겠다는 심보”라고 꼬집었다. #부끄러운_야당, #국감은_왜하는데 등의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어제 어느 신문에서 국감대책회의를 하면서 의원들에게 지침을 내렸다고 오보를 냈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던 것을 다 알지 않느냐”며 “그것을 가지고 민주당의 여러 의원들이 비판하는 참 코미디같은 일이 생겼다”고 받아쳤다.
주 원내대표는 “나중에 확인하니 우리당 어느 의원 보좌진에서 자기들끼리 공유하면서 올렸다고 한다”며 “우리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우리당 국감을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듯한 그런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각별히 보좌진과 사무처 직원들은 언행에 좀 유의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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