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 “울산화재 구창식 의인 사연에 콧날 시큰…정부 대표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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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8시 24분


정세균 국무총리. (국무총리실 제공) ©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국무총리실 제공) ©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고에서 18명의 생명을 구한 의인 구창식씨와 전화통화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SNS에 “지난 목요일 울산 아파트 화재에서 다행스럽게도 사망사고가 없었다”라며 “정부의 재난대비 소방관제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표여서 총리로서 참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이번 화재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소방관과 함께 자신보다 이웃을 위해 나서 준 의로운 시민들의 용기와 협력 덕분”이라며 “오늘 오후 많은 의인 분 중에서 아이와 임신부를 비롯한 18명의 귀한 생명을 구하신 구창식 선생님께 정부를 대표해서 감사 전화를 드렸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의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2802호 주민 구창식씨(51)는 화재가 발생한 후 곧바로 집을 빠져나왔지만 29층 테라스에서 갓난아이를 안은 임산부 여성을 보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베란다 난간 봉을 부순 뒤 아기와 임산부를 포함해 4명을 28층으로 대피시켰다.

또한 구씨의 부인 장현숙씨(50)와 아들 모선씨(25)는 30층 가족이 28층으로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했다. 구씨는 아이 한 명을 맨몸으로 받은 뒤 아들 모선씨와 이불을 펼쳐 나머지 3명을 받았다. 부인 장씨는 최상층에 거주하는 3301호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 소방대에 알려 가족 3명이 실신 직전에 소방관들이 들어가 구조하는데 도움을 줬다.

정 총리는 “구창식 선생 가족들은 화재 후 곧바로 대피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이웃을 발견하고 다시 불길로 뛰어들었다고 한다”라며 “생각만 해도 아찔한 28층에서 29층까지 올라가 아기를 받아내고 임신부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선생님 아들은 유리 파편 가득한 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녀서 두 발에 상처와 멍이 가득하다”라며 “화재 진압 후, 주민들은 구창선씨 가족들 손을 잡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이 아름다운 사연에 저도 모르게 콧날이 시큰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창선씨 집은 형체도 알 수 없이 모든 것이 타버렸지만, 절망 속에서 살아난 18명의 소중한 생명이 내일의 희망으로 다시 살아나리라 믿는다”고 했다.

정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웃들을 구해서 후회가 없다’는 의인 구창식 선생님의 말씀이 고맙고 소중하게 가슴에 남는다”라며 “구창식 선생님과 의로운 분들을 위해 정부의 고마움을 전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울수록 함께하며 역경을 견뎌내면 반드시 새로운 희망이 찾아온다는 믿음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총리는 “이번 화재에 수고하신 소방관 여러분과 관계자들께 다시 한번 격려와 치하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여러분의 땀과 눈물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킨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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