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관련 발언으로 한미 외교가에 파장을 일으킨 이수혁 주한 미국대사는 노무현 정부 때 공직 생활을 마친 뒤 10년 가까이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미국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대신 그가 주미 대사에 발탁된 배경도 재조명되고 있다.
13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청와대가 주미 대사를 교체하면서 당초 후임으로 점찍었던 인물은 문 특보였다. 하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논쟁적인 발언을 자주 해온 문 특보를 미국이 껄끄러워하는 반응을 보이자 이 대사로 방향을 바꿨다는 게 정설이다. 외무고시 9회인 이 대사는 노무현 정부 때 북핵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외교통상부 차관보, 주독일 대사,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뒤 2008년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났다.
2017년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그해 문미옥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 임명되면서 비례대표를 승계해 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주미대사에 임명되자 공직을 오랫동안 떠나 외교관으로서 감각을 잃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사 자신도 부임 전 기자회견에서 “공직을 떠난 지 10년이 돼 공무원의 감각은 많이 잃어버리고 퇴색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6자회담 수석대표이던 당시 차석대표로 같이 활동했던 외교부 후배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과 신경전을 벌여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 의원이 미 하원에 제출된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거론하며 “읽어봤느냐”고 하자 이 대사는 “안 읽어봤겠느냐”고 맞받아치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이에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이 “외교부 선후배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질의하는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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