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의원들이 정장이 아닌 하얀 보건교사 가운을, 배선 노동자의 작업복을 입고 국회에 등장했다. 위험에 노출된 채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15일 오전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주인공 안은영(정유미 분) 복장을 하고 국회에 등원한 심상정 의원은 무지개칼을 휘두르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정의당의 21대 국회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심 의원은 “(극중) 크레인 추락 사고로 소중한 친구를 잃은 안은영은 ‘사람 목숨보다 크레인 값이 더 비싸다’는 말에 허무함을 느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기로 마음 먹는다”며 “국민들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에 동참해 안은영 같은 영웅이 되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입법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사람의 생명 앞에 어떻게 과잉이라는 말이 붙을 수 있냐”며 “사람 목숨이 크레인 값보다 가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는 노동존중사회,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얘기하지만 실제 입법 과정에선 노동자와 보통 시민들의 삶을 외면해 왔으며, 그게 국회 불신의 가장 핵심적 이유”라고 꼬집으며 “여야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밝히지 않는 것은 자기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류호정 의원의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류 의원은 배선 노동자의 작업복과 안전모, 장갑을 착용하고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질의에 나섰다. 무정전 상태에서 작업해야 하는 배선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류 의원은 “한전은 1990년대 초부터 무정전 상태에서 (배선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공법을 도입했다”며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일하다 보니 감전으로 (노동자들이) 많이 사망하거나 다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죽으려 일하는 게 아닌데 반복해서 사고가 나면 구조적인 문제를 찾아야 한다”며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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