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제주 노형중학교에서 실시된 토목기사 필기시험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A씨는 배에 휴대전화를 테이프로 붙이고 이어폰을 왼쪽팔에 연결해 외부와 연락을 주고 받다 감독관의 눈에 띄였다.
A씨가 시험중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감독관은 이야기하지 말것을 1차 경고했으며 잠시 뒤 응시자 배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퍼졌다. 감독관들이 A씨의 몸을 수색해 발견한 것은 은색 테이프를 이용해 배에 부착한 휴대전화와 팔에 연결된 이어폰이었다.
같은해 11월 광주대에서 실시된 소방설비기사 실기시험장에서는 공학용 계산기 뒷면과 책상에 각종 계산식을 적어 문제풀이에 활용한 응시생이 적발됐다.
지난 5월 목포공업고등학교에서 실시된 정보처리기사 필답시험에서는 두루마리형태로 깨알같이 적은 메모지를 소지한 응시자가 적발됐다. 이 응시자는 감독관에게 적발되자 메모지를 들고 고사장 밖으로 도망쳤으며 감독관이 뛰따라가 메모지 제출을 계속 요구하자 시험장을 떠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의원이 2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자격시험 부정행위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 8월까지 254건의 부정사례가 적발됐다.
가장 많은 부정행위 유형은 메모지를 사용하는 경우로 157건이었으며 전자통신기기사용 72건, 대리시험, 작품교환 등 사례도 있었다. 훔쳐보기 같은 고전적 방법은 1건뿐이었다.
부정행위가 적발된 응시생은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해당시험은 무효가 되고 3년간 국가기술자격검정에 응시할 수 없다.
이수진 의원은 “국가자격시험은 공공성이 강하거나 기술성이 높은 전문 직업분야에 종사할 사람들의 자격을 검정해 국가가 그 자격을 인정하고자 치르는 시험인데 연례적으로 50건 내외의 부정행위가 발생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적발시 3년 응시자격 제한은 물론 부정행위를 방지할 실효적 처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