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해 피격 공무원 이모씨(47)의 친형인 이래진씨(55)를 만났다. 지난달 22일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외교·안보 관계 부처 장관이 유가족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부터 약 25분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씨를 비공개로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는 임갑수 평화외교기확단장 등 당국자들도 배석했다.
이씨는 이날 면담에서 유엔총회에 보고될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보고서를 비롯해 현 상황과 관련한 외교부의 대응을 묻고 우리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와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강력한 항의·성명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특히 시신·유해 송환과 관련해 중국 당국에 협조 요청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의 시신이 중국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협조 요청을 했다”며 “중국 정부가 북한에 압박이나 설득을 해줄 수도 있지 않겠냐”고도 했다.
이씨는 강 장관의 반응에 대해서는 “장관이 성심성의껏 검토하고,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서면으로 답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국방부·통일부·해양수산부 등 다른 부처를 향해서도 ‘감정이 상한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그는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해작사령관, 유엔사령관을 개별적으로 만나겠다”며 “공개적으로 면담요청을 할 테니 답변 달라”고 말했다.
이씨는 앞서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외교부 대응과, 북한에 대해 어떤식으로 항의할 것인지 등을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유엔 차원의 조사와, 국제사회에서 이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질의를 받고 “피해자 가족의 아픔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십분 공감하고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유가족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앞서 6일 서울유엔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유엔 차원의 공식 조사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오는 23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책임 규명·보상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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