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입장문 통해 새 주장 쏟아내
“檢 추적방식-통화법 전해 들어” 조력자가 누구인지는 안 밝혀
“술자리 접대 받은 검사 3명은 대우조선 수사팀서 함께 근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검찰 관계자들 용어를 써가면서 도주를 권유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구명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21일 ‘김봉현 서신’이란 제목의 자필 입장문을 추가로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작성해 16일 첫 입장문을 공개한 이후 닷새 만이다. 김 전 회장은 누군가로부터 검찰 수사팀의 추적 방식 등 도피에 필요한 상세한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자세히 적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관계자 누구로부터 들은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논란이 예상된다.
○ “도피 방법 조력” 주장, A 변호사 “허위 사실”
본보가 입수한 A4용지 14장 분량의 추가 입장문을 보면 “최초 라임 이종필 전 부사장(42·수감 중)이 도피했을 당시부터 검찰 관계자들의 도피 방법 등으로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는 대목이 있다. 김 전 회장은 조력자로부터 당시 검찰 수사팀의 추적 방법과 도피 당시 휴대전화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까지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올 4월 23일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5개월 가까이 도피 행각을 이어왔다. 올 1월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도주한 김 전 회장도 올 4월 이 전 부사장과 함께 은신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에게 도피 기간 검찰 추적을 따돌리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부사장은 김 전 회장이 보낸 직원을 통해 정기적으로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받았다고 한다. 이후 이 직원 등이 이 전 부사장의 차명 휴대전화가 든 봉투를 회수한 뒤 한강에 버리는 방식으로 증거를 없앴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에게 도피 당시 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할 차명 아이디까지 제공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 등은 서울의 호텔과 경기 구리시의 아파트, 부산과 경남, 인천 등의 오피스텔 등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3개월에 한 번씩 옮겨 다니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이에 대해 A 변호사는 “도주와 관련한 김 전 회장 주장은 완전한 허위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총장 등과 친분 과시”에 검찰 “신빙성 의문”
김 전 회장은 “검사 출신 A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을 술접대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6일 자필 편지로 ‘검사 술접대 의혹’을 주장한 뒤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았을 때) 사진으로 두 명(검사)을 특정해드렸고 나머지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만 확실해 특정 짓지 않았다”며 “당시 ‘쟤는 사람 잡을 때 눈도 안 감기고 산 채로 포를 뜬다’고 소개받았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자필 문건에서 검사 출신 A 변호사가 검찰 간부들과의 친분을 평소 과시했었다는 주장을 펴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가 제 앞에서 수많은 검찰 간부와 통화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고 또 사건 해결하는 능력들을 보게 되면서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또 “A 변호사로부터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당시 숨진) 수사관의 자살 사건 때 ‘총장님 모시고 상갓집 다녀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구나 하고 신뢰하게 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당시 숨진 백모 전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현직이 아닌 전직 인사와 공식 일정에 등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시 총장은 A 변호사가 아니라 사무국장, 비서실 인사 등과 조문을 왔다. 팩트부터 틀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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